하수구 막힘은 배관 깊은 곳이 아니라 입구 쪽에서 시작됩니다
집에서 쓰는 물은 결국 한 길로 모입니다. 세면대와 욕실 바닥, 싱크대, 변기에서 각각 내려간 물이 기구마다 달린 트랩을 지나 세로관으로 합쳐지고, 건물 밖 하수관으로 나갑니다. 하수구 막힘이라고 부르는 일은 이 긴 길 전체가 아니라 대개 맨 앞쪽, 손이 닿거나 겨우 닿지 않는 트랩 부근에서 벌어집니다. 물살이 처음 느려지는 지점이 거기이기 때문입니다. 머리카락과 굳은 기름, 비누나 치약 찌꺼기는 흐름이 느려지는 자리에 먼저 걸리고, 한 번 걸린 곳에 계속 덧붙습니다.
이 구조를 알면 확인 순서가 정해집니다. 막힌 곳을 찾는 일은 보이지 않는 배관을 상상하는 게 아니라, 어느 기구에서, 어떤 속도로, 몇 군데가 이상한지를 세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만 확인해도 대부분 자기 경우가 어느 갈래인지 갈립니다.
한 군데만 이상한가, 여러 군데가 같이 이상한가
가장 먼저 갈라야 할 질문입니다. 세면대만 느리고 욕실 바닥과 변기는 멀쩡하다면 문제는 그 세면대 트랩 안에 있습니다. 반대로 변기 물을 내렸을 때 욕실 바닥 배수구에서 물이 올라오거나, 싱크대를 쓸 때 화장실 쪽에서 소리가 난다면 개별 기구가 아니라 여러 기구가 함께 쓰는 관이 좁아진 상태입니다.
후자는 직접 손대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뚫어뻥이나 세정제로 눌러봐야 덩어리를 더 아래로 밀어 넣을 뿐이고, 공동주택이라면 아래층으로 역류가 번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도구를 꺼내기 전에 관리사무소나 설비 기사에게 연락하는 편이 낫습니다.
증상별로 어디를 먼저 보는지
물이 천천히 빠질 때
완전히 막히지 않고 느려진 단계는 거의 입구 근처 문제입니다. 세면대라면 마개를 오르내리게 하는 축에 머리카락이 감겨 덩어리진 경우가 흔해서, 도구를 사기 전에 마개부터 빼보는 순서만 밟아도 끝나는 일이 많습니다. 욕실 바닥 배수구도 원리는 같은데, 같은 양의 머리카락이라도 트랩 위에 걸리느냐 그 아래로 내려가느냐에 따라 손으로 끝날 일과 도구가 필요한 일로 갈립니다.
싱크대가 느리고 시큼한 냄새가 날 때
주방은 원인이 다릅니다. 머리카락 대신 배관 벽에 굳은 기름층이 관을 안쪽부터 좁히기 때문에, 걸린 덩어리를 빼내는 방식이 아니라 녹여서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세정제 종류를 잘못 고르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변기가 이상할 때
변기는 두 갈래를 먼저 나눠야 합니다. 물을 내렸는데 잘 내려가지 않는 것은 막힘이지만, 내린 뒤에도 물이 계속 흐르는 것은 막힘이 아니라 물탱크 안 부품 문제입니다. 뒤쪽이라면 배수구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원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뚜껑을 열고 고무 마개와 볼탑을 보는 쪽이 맞습니다.
뚫어뻥을 들기 전에 확인할 것
뚫어뻥은 만능 도구가 아니라 압력으로 미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압력이 새거나 상대가 밀리지 않는 종류의 막힘에는 아무리 세게 눌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세면대처럼 넘침 구멍이 있는 기구는 그 구멍을 막지 않으면 힘이 그쪽으로 빠지고, 물을 통과시키면서 걸려 있는 머리카락 덩어리는 밀어도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몇 번 해보고 물 높이가 그대로면 같은 동작을 반복할 게 아니라 막힘의 종류를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화학 세정제를 부은 뒤에 뚫어뻥을 쓰는 것은 피하십시오. 눌렀다가 튀어 오른 물이 눈이나 피부에 닿을 수 있습니다. 세정제를 썼다면 표시된 시간만큼 두고 물로 충분히 흘려보낸 다음, 그래도 안 되면 다른 방법으로 넘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까지는 직접, 이 신호가 보이면 기사
특별한 공구 없이 직접 해볼 수 있는 범위는 대체로 여기까지입니다.
- 배수구 마개나 거름망을 빼내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과 찌꺼기를 걷어내는 일
- 세면대 아래 P트랩을 대야를 받치고 손으로 풀어 안쪽을 씻어내는 일
- 제품 하나만 골라, 적힌 용량과 시간대로 붓고 물로 흘려보내는 일
세정제는 두 가지를 섞지 마십시오. 특히 염소계 제품과 산성 제품이 만나면 유독한 기체가 생깁니다. 하나를 썼는데 효과가 없다고 다른 제품을 이어 붓는 것도 같은 혼합입니다. 아래 신호가 보이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기사를 부르는 쪽이 손해가 적습니다.
- 한 곳을 쓸 때 다른 곳에서 물이 올라오거나, 두 군데 이상이 동시에 느려진 경우
- 트랩을 분해했다가 다시 조인 뒤 이음새에서 물이 배어 나오는 경우
- 뚫어도 몇 주 만에 같은 자리가 다시 막히는 경우. 관 안쪽이 이미 좁아졌다는 뜻입니다
이럴 땐 막힘 문제가 아닙니다
아래 증상은 배수구를 붙잡고 있어 봐야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른 갈래로 넘어가야 합니다.
- 물은 잘 빠지는데 냄새만 올라온다. 오래 쓰지 않은 배수구는 트랩에 고여 냄새를 막아주던 물이 말라 버립니다. 막힘이 아니라 봉수가 마른 쪽을 먼저 의심하고, 물을 한 바가지 부어 변화를 봅니다.
- 쓰지 않는데도 수도 계량기가 돈다. 배수가 아니라 급수 쪽 누수 신호입니다. 집 안 수도를 전부 잠그고 계량기가 멈추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 벽이나 천장에 얼룩과 물기가 번진다. 배수구 상태와 무관하게 급수관이나 방수층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쪽은 시간이 갈수록 범위가 넓어지므로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